어릴 적 향수라는 영화를 보고 그 내용과 파격적인 영상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 영화가 전하고 싶은 바를 정확히 알지 못 했습니다. 문득, 향수라는 영화가 생각이 나서 원작 소설인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다시 한번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독서를 하고 난 후 느낀 독서 기록 겸 개인 감상을 적어 보았습니다.
주인공
주인공인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는 18세기 프랑스에서 태어납니다. 부모에게 버림받아 고아로 성장하게 된 그르누이는 어린아이에게 가혹한 환경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더럽고 불결하고 감당하기 힘든 노동까지. 여러번 죽음의 위기가 찾아오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게 됩니다. 특별한 재능이 있었습니다. 바로 비범한 후각입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맡지 못하는 냄새를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는 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자신의 몸에서는 어떠한 체취도 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곤 향수에 집착하게 됩니다. 완벽한 향수를 만들겠다는 욕망으로 특별한 인물들의 체취를 집착하게 됩니다.
소설 배경
소설 '향수' 속의 시대적 배경은 18세기 프랑스입니다. 18세기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난 시기입니다. 문학, 음악, 미술이 발전한 시기이며, 이성과 과학과 인권등을 중시하는 계몽주의 사상이 펼쳐졌습니다. 이 당시 프랑스는 세 가지 계급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특히, 주인공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가 속해있던 3신분은 정치적 권리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또, 농업 중심의 경제에서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그로인해 도시화가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18세기 후반에는 프랑스 혁명이 발발하기도 하지요.
뛰어난 후각이 상징하는 바
소설 속 시대적 배경인 18세기 프랑스에는 음악, 미술이 발전했던 시기입니다. 시각과 이성, 과학이 우세한 사회에서 주인공은 상대적으로 천시받던 후각의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들에게 없는 능력, 누군가에게는 재능일지도 모르지만 사회적 권력에서 가장 밑바닥이었던 3신분에 고아인 주인공에게는 떼어지지 않는 불행을 상징할 지도 모릅니다. 또 남들은 알 수 없는 후각이라는 설정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취가 없는 주인공
본인에겐 체취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은 패닉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의 체취에 집착하게 됩니다. 체취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녀들의 체취를 빼앗음으로서 그가 원하는 가지지 못한 그 어떤 것을 확립하기 위한 욕망이라 해석했습니다.
체취: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특별한 성질, 사회적 권력 지위
여성들의 향기 : 주인공이 원하는 가지지 못한 어떠한 것
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정체성을 감추기 위해 정상적인 남의 것을 빼앗은 것에 불과할 뿐, 남의 체취로는 자기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합니다. 남의 것을 빼앗아봤자 나의 것이 될 순 없는 법이니까요. 이러한 정체성이란 공허를 채우고자 주인공은 끝없이 갈망하게 됩니다.
이내
곧 주인공은 자신이 만든 향수로는 영원한 사랑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곤 절망하게 됩니다. 자신이 만든 완벽한 향수를 본인에게 뿌림으로써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결코 남과 같아질 수 없다는 깨달음이 그를 절망케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향수는 18세기 프랑스의 신분제를 꼬집고 원초적인 본능만을 탐했지만 곧 마음의 공허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르누의의 절망, 인간의 잔혹성등을 담고 있는 매력적인 책이었습니다.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본성이라는 심리를 탐구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